노후대비 “내란 정당 해산” “독재의 시작”···이재명 정부 첫 대정부질문, 날 세운 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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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작성일25-09-17 08:23 조회10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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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날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과 관련해 “내란 청산”을 강조하며 국민의힘을 몰아세우는 데 집중했다. 박성준 의원은 극우적 언행을 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에 대해 “살아있는 시체로서 내란 좀비들”이라며 “내란 세력에 대해 처벌과 단죄를 엄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내란 극복은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이건태 의원이 “윤석열 정권이 조작 기소로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죽이지 못하자 장기 독재를 하기 위해 친위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주장하자 김 총리는 “내란의 배경에는 지독한 권력욕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해식 의원은 2014년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언급하며 국민의힘이 정당 해산 심판 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의 내란 옹호 행위는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차고 넘친다”며 “민주적 기본 질서를 해하는 위헌적 활동이 계속되는 한 정당 해산 이외의 대체 가능한 수단은 찾기 어려워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정당 해산 심판 청구를 위해 법무부 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생각이 있나’라는 이 의원 질문에 “현 단계에서 답변하기 적절치 않다”며 “여러 사건들이 종료되면 종합적으로 판단해보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며 조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민주당의 사법부 압박을 “찍어내리기”라고 문제 삼았다. 신성범 의원은 “조 대법원장 사퇴 얘기가 나오는 것은 결국 마음에 안 드는 재판부를 바꾸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독재의 시작이고 삼권분립 훼손”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조 대법원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나’라는 임이자 의원 질문에 “대법원장과 사법부에 대해 국민이 어떤 점을 실망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총리는 내란특별재판부와 관련해 “사법부가 내란 자체에 침묵한 데에서부터 지귀연 재판부에 이르는 여러 문제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추진)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내란특별재판부가 위헌이 아니라며 입법부 등 선출 권력이 사법부 같은 임명 권력보다 우위에 있다는 취지의 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발언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유영하 의원은 “사법부를 하위에 두는 개념은 반민주적”이라며 “선출 권력이 우위라면 헌법재판소가 선출 권력인 대통령을 탄핵심판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위아래를 의미하는 서열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라며 “대통령 말씀은 국민의 선출할 수 있는 주권이 가장 중요하다는 강조”라고 말했다.
곽규택 의원은 “이 대통령은 전과 4범, 김 총리는 전과 5범, 장관들까지 다 합치면 전과 22범 내각의 범죄자 주권 정부”라며 “정부에서 사법부를 못 믿겠다, 검찰을 해체하라는 것이 본인들의 범죄 전력을 숨기고 싶어서 그런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민주당 내 강경 세력들이 계속 내란 몰이로 심리적 내전을 조장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정권의 독재화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두환·노태우 내란 판결을 거론하며 “내란 판단 근거에는 광주 사태로 인한 200여명의 사상자라는 중요한 요소가 있었다”고 현시점에서 불법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여러 가지 폭력성이 실제 행사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엄을 내란으로 볼 수 있겠느냐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회 대정부질문은 오는 16일 외교·통일·안보, 17일 경제, 18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순으로 이어진다.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대통령실까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직접 겨냥해 사퇴를 압박하자 법원 내부에선 당혹감과 함께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의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따로 공식 입장은 없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12일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사법부가 헌신적인 사명을 온전히 완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판의 독립이 확고히 보장돼야 한다”면서 “법관 여러분은 어떠한 어려움에도 흔들림 없이 오직 헌법을 믿고 당당하고 의연하게 재판에 임해달라”고 밝혔다. 같은 날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도 “헌법상 사법권 주체인 사법부의 공식적 참여하에 공론화 절차 없이 사법개혁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데 우려를 표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자 민주당에서 대법원장을 직격한 비난이 이어졌다. 지난 14일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조 대법원장을 향해 “사법 독립을 막고 내란 재판의 신속성과 공정성을 침해하는 장본인”이라며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한 데 이어 이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까지 “대법원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대통령실까지 이날 ‘원칙적 공감’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은 거세졌다.
이날 조 대법원장은 ‘사법개혁’ 입법 추진과 관련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난 12일 출근 때 말한 것과 달리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법원도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비롯해 언급 자체를 극도로 자제하는 분위기다.
다만 법원 내부에선 사법부 수장을 향한 사퇴 압박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역사적으로 법관의 재판 독립이 침해되는 경우 판사들이 연판장을 돌려 대법원장에 항의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외부에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사퇴를 요구하며 사법부를 흔드는 경우는 못 봤다”며 불편함과 걱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표면적으로는 내란특별재판부 설치가 논란이지만, 결국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대법원장이 책임지고 물러나라는 것 아니냐”며 “법관이 재판을 빌려서 고의로 위법하게 특정인에게 불리하도록 뭔가를 했다면 수사기관에서 처벌받아야 하는 문제다. 그게 아니라 재판 결과가 단순히 불충분하고 미흡해 보인다는 이유로 사법부 수장을 압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직접 선출은 아니지만, 대법원장 역시 대통령이 지명해 국회의 동의를 거치는 등 헌법에 따라 임명되는 것”이라며 “그런 절차와 법적 근거에 대한 존중은 없이 정치권에서 사퇴론을 던지고, 대통령실에서 화답하듯이 받는 것처럼 보이는 이 상황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뽑았기 때문에 대통령과 국회의원에게 민주적 정당성이 있는 건 맞지만, 그게 법원의 역할을 정한 헌법적 가치를 넘어서느냐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선출된 권력이라고 해서 국민의 의사를 더 잘 받들고,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논리야말로 법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라고 말했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아름다운’ 도장을 파기로 유명한 전각 분야 장인 임영규(권해효)는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다. 그는 말한다. ‘못 보는 사람은 아름다운 것이 뭔지 모를 것’이라는 생각이야말로 오해라고. 운명을 개척한 사나이라 불리는 그를 인터뷰하는 김수진 PD(한지현) 등 다큐멘터리 제작진과 그를 지켜보는 아들 동환(박정민)은 그 말을 경청한다.
다 이룬 것 같은 삶의 복판. 11일 개봉한 영화 <얼굴>은 동환이 갓난아이일 적 갑자기 자취를 감춘 영규의 아내 정영희(신현빈)가 야산에서 백골 사체로 발견되면서 시작한다. 40년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어머니가 살해당했을 수 있다는 경찰의 말에 동환은 동요한다. 동환은 사진 한 장 없는 영희의 생전 행적을 수소문하는데, 영희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평이 한결같이 무례하다. “괴물 같이 못생겼었지.” 이들이 말하는 추함이란, 또 무엇일까.
연상호 감독이 2018년 직접 쓰고 그린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희의 죽음을 파헤치는 여정에서 영화는 관객들에게 그의 ‘얼굴’을 자꾸만 상상하게 한다. 동환 역의 배우 박정민이 아버지 영규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1970년대 회상 장면에서 영희의 얼굴은 등장하지 않는다. 화장실 갈 틈도 없는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영희는 덥수룩한 머리칼로 얼굴을 가린 채 몸을 움츠리고 걷는다. 목소리는 더듬댄다. 사람들은 그를 깔보고 함부로 대한다.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아름다움과 추함이라는 논쟁적인 주제, 사회의 소수자인 주인공들, 얼굴이 등장하지 않는 배우까지, <얼굴>은 여러 면에서 상업적 투자를 받기 어려운 요건을 갖췄다. 연 감독은 그래픽노블로 출간하기 전 영화용으로 쓴 대본을 업계 관계자들에게 보여줬지만 답이 없었다. 그가 <얼굴>을 외부 투자 없이 저인력·저비용으로 찍기로 마음먹은 이유다.
1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연 감독은 “창피를 당할까 봐 걱정하기도 했지만,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모델이 정답은 아니더라도 (안전하지 않은 영화에 대한) 가능성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2억원대의 제작비로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촬영 회차와 인건비를 줄였다. 통상 60~80회차로 찍었던 전작들과 달리 13회차 안에 촬영을 마무리했다. 연 감독은 “에드워드 양이나 구로사와 기요시 등의 영화도 회차가 길지 않은 걸로 안다”며 “그런 아시아의 전설적인 작품들에서 짧은 촬영으로도 얼마든지 영화적인 무언가가 나올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배우들과 스태프 20여명은 최소 비용을 받고 작품에 참여했다(흥행 실적에 따라 러닝 개런티는 받는다). 원작의 팬이었다는 박정민은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연 감독은 “이번에는 다들 좋은 마음으로 참여해주셨지만, 제작비가 20억원쯤은 있어야 드릴 걸 드릴 수 있겠더라”고 했다.
투자를 받지 않은 대신 훼손되지 않은 건 작품의 ‘뾰족함’이다. 연 감독은 한국 상업 영화를 만들 때 투자배급사들이 ‘호불호를 줄이는 방향’을 제시하는 편이라고 했다. 그는 “모든 문화가 팬덤 문화로 가고 있다. 그런데 무언가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마음은 작품에 뾰족한 구석이 없으면 생기지 않는다”며 “영화도 모난 구석이 있어야 (관객들에게) 던지는 바가 생긴다고 본다”고 말했다.
감독의 상상력을 타인의 입맛에 맞추지 않은 <얼굴>은 개봉 4일 만에 31만 명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사실 대중성이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이번 작품은 특히 (대중성이 떨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이러한 성적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투자배급사에서도 이런 가능성을 더 봐주면 좋겠습니다.”
연 감독은 ‘영희는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질문을 회피하지 않는다. 영화의 끝에 우리는 그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관객들은 온라인에서 영희의 얼굴이 ‘추한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연 감독은 “다들 이미 눈으로 봤는데도 ‘어떤 얼굴이냐’를 질문하는 게 재미있는 지점”이라며 “이 이야기는 ‘규정 짓지 않으면 못 견디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영희의 얼굴은 극이 끝난다고 끝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을 돌아볼 수 있는 다리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의도대로 <얼굴>은 끝남과 동시에 시작하는 영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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