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용접 이찬진 금감원장, ‘조직개편 반발’ 노조 면담…노조 “총파업 고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길중 작성일25-09-16 18:34 조회104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출장용접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조직개편에 반발하는 노조와 면담하면서 조직 분리 비효율성, 공공기관 지정에 따른 독립성 및 중립성 약화 우려에 대해 엄중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정보섭 금감원 노조위원장 대행, 윤태완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직개편과 관련해) 직원들이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향후 세부 운영방안 설계를 위한 관계기관 논의 및 입법과정 등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면담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분리 철회, 공공기관 지정 철회 투쟁을 확대하고 다음주 중 전 직원이 참여하는 국회 앞 집회를 열 것이라며 국회나 관계기관 협의 과정에서 금감원 입장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총파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직원들은 이날 조직개편을 반대하는 ‘검은옷 시위’를 나흘째 이어갔다. 이들은 여당이 추진하는 금융위(금감위) 설치법이 관계 기관인 금감원에 졸속으로 통지됐다며 임원들이 앞장서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감원 직원들은 친여 성향의 유튜버 김어준씨의 발언에 공분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방송에서 조직개편에 대한 금감원 직원들 반발을 두고 개인의 삶에서는 납득할 만한 불만이라면서도 퇴사 처리하는 걸로, 원하는 대로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금감원 내부 게시판에는 김씨 발언을 비판하는 댓글이 줄이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 남원시 고죽동에 들어서는 공공산후조리원은 오는 11월 개원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었다. 건물 외부공사는 거의 마무리됐다. 실내 공사도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어 겉으로 봤을 때는 개원 준비가 거의 끝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운영비 확보’라는 무거운 과제가 남아 있었다.
14일 전북도에 따르면 공공산후조리원은 남원의료원 인근 3700㎡ 부지에 지하 분트 1층~지상 4층, 연면적 2410㎡ 규모로 건립된다.
공정률 72%를 넘어서며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문제는 운영비 확보다. 연간 운영비 14억여 원 중 전북도가 부담하기로 한 4억2000만원(30%)을 제외한 나머지 10억여 원이 아직까지 확보되지 않았다.
남원시는 총 공사비 132억원 중 97억원을 부담했다. 하지만 자체 재원으로 매년 10억여 원의 운영비를 책임질 여력은 없다. 남원시 관계자는 공공 산후조리 시설인 만큼 정부가 최소 운영비의 절반 이상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국회와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를 찾아 여러차례 지원 요청을 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이 조리원은 전북 동부권 순창·임실·장수뿐 아니라 전남 곡성·구례, 경남 산청·하동·함양 등 지리산권 산모들을 위한 거점 시설이다. 이들 지역의 임산부는 인근에 민간 산후조리원이 없거나 부족해 전주나 광주 등 대도시로 ‘원정 출산’을 감수해왔다.
보건복지부의 ‘2024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후조리원의 평균 이용료는 286만5000원, 평균 이용 기간은 12.6일이다. 공공산후조리원은 2주 기준 평균 182만원으로, 민간 대비 절반 수준이다.
남원시의 재정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25년 본예산 1조112억원 중 지방세 등 자체 수입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세외수입을 포함해 지자체가 스스로 확보하고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자주재원)은 1600억여원밖에 없다. 이 재원은 복지, 농업, 사회간접자본(SOC) 등 필수 분야에 이미 배분돼 있다.
남원시의 전체인구는 7만5000명이다. 연간 출생아 수는 200명 안팎에 그친다. 말 그대로 저출산·인구감소 위기지역이다. 전북 전체 인구 역시 지난해 말 기준 175만5000명으로, 지난해 출생아는 7000명에 불과했다. 전국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인구감소지역 우선지원 및 산후돌봄 격차해소를 위한 ‘공공산후조리원 국가 지원법’ 개정안은 국회에 잠들어있다. 인구감소지역 11개 지자체는 ‘공공산후조리원 운영비 국가지원 촉구 결의’를 공동 채택하며 정부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공공산후조리원은 생태적으로 적자를 예상할 수밖에 없다. 인건비와 시설운영비는 민간조리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용료 때문에 수익을 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현재 11개 시·군에서 운영 중인 공공산후조리원의 연간 총 운영비는 120억원인 반면에 연 수입은 20억원에 불과하다. 매년 100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셈이다.
충남 논산, 경북 상주, 충북 제천, 강원 양양·철원·화천·양구 등도 매년 수억 원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 9개 시·도에 운영 중인 21개 공공산후조리원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총 13개의 모자동실과 신생아실, 육아카페, 마사지실, 실내·외 정원 등을 갖춘 남원 공공산후조리원의 연간 예상수입은 2억원이다. 연간 운영비는 14억원으로 추정된다. 매년 12억원의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부족한 지자체 세원을 고려했을 때 국가지원이 절실하다.
고미주 남원보건소 치매안심과장은 인구감소지역의 저출생 극복을 위해서는 공공 산후조리원이 필수적이다라며 국가 차원의 책임 있는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살아생전 어머니는 측은지심이 깊었다. 어머니는 집에 찾아오는 고양이들을 10년 넘게 돌보며 사료를 주셨다. 그저 사람이든 동물이든 누가 굶는 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자비로운 성정 때문이었다. 어떤 고양이는 3년 동안이나 하루도 빠짐없이 집을 찾아와 밥을 얻어먹고 낮잠까지 즐기다 가곤 했다. 그 고양이의 모성애를 칭찬하시던 어머니의 말씀을 잊을 수가 없다.
고양이가 개보다 모성애가 더 깊어. 저 아이가 새끼를 낳아 데리고 왔는데 새끼 하나가 대문 밑으로 기어나가니 어찌나 애타게 울던지. 내가 다 가슴이 타들어 가더라. 발을 뻗어 잡으려다 안 되니까 나중에는 넘어가서 물고 들어왔어. 사람보다 나아. 사람보다.
어머니는 그 고양이가 쉴 새 없이 새끼 낳는 것을 안쓰러워하셨다. 중성화 수술을 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모르셨으니. 어머니가 확인한 것만 5번째. 그날은 고양이가 사료를 조금 남겼다. 또 새끼를 낳아서 젖을 먹이려면 많이 먹어야 할 텐데 입맛이 없나 보네요, 했더니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아냐. 고양이들은 참 욕심이 없어. 아주 욕심이 없어. 저 아이는 먹을 것을 줘도 좀 먹다가 배부르면 안 먹어. 절대 욕심을 안 내. 욕심 없는 고양이처럼 어머니 또한 그리 살다 가셨다.
우리나라 섬들에는 유난히 고양이가 많다. 그런데도 고양이들은 섬 주민들로부터 천대받는 일이 없다. 통영의 연화도에서는 횟집을 찾아다니며 고등어회를 얻어먹는 고양이 떼가 있지만 누구도 타박하지 않았다. 인천의 소무의도에서는 길고양이 수십마리가 어느 집 화단을 놀이터 삼아 놀고 있었다. 화단을 망친다고 쫓아낼 법도 한데 주인 할머니는 오히려 먹이까지 챙겨 주셨다. 마냥 놀고먹는 날건달 같은 고양이들에게 섬 주민들은 어찌 그리 우호적일까?
고양이가 섬에서 특별 대우를 받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고양이들이 섬에 크나큰 은덕을 베풀었기 때문이다. 처음 고양이들을 섬으로 초대한 것은 섬 주민들이었다. 불청객 멧돼지나 고라니들처럼 스스로 헤엄쳐 오지 않았다. 옛날 섬사람들은 곡식을 갉아먹는 골칫덩어리 쥐들을 없애기 위해 쥐신을 모시는 쥐당(신당)을 세우고 제사까지 모셨다. 쥐약이나 쥐덫만으로는 감당이 안 되니 어르고 달래며 신으로 모시기까지 했던 것이다.
하지만 쥐들의 괴롭힘은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최후의 수단으로 고양이 부대를 용병으로 초청했다. 제발 쥐들 좀 박멸해달라며 모셔왔다. 예상대로 고양이들은 곡식을 훔쳐먹고 병균을 퍼뜨리는 쥐들을 깔끔하게 박멸해주었다. 그래서 지금 섬사람들은 쥐 걱정 없이 안심하고 마당이나 물양장에서 곡식과 해초를 말릴 수 있다. 모두 고양이들의 공덕이다. 섬사람들은 그 공덕을 잊지 않고 특별 대우를 해주는 것이다.
신안의 섬 병풍도도 그랬다.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병풍도는 쥐들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가 없었다. 들쥐가 어찌나 많았던지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논은 들쥐 피해 탓에 수확조차 할 수 없었다. 약을 쓰고 쥐덫을 놓아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주민들은 고양이를 들여와 쥐들을 박멸시키기로 합의했다.
고양이 한 쌍을 사서 섬으로 데리고 오려던 첫 시도는 실패했다. 배를 타고 오던 고양이들이 뱃멀미에 시달리다 죽고 말았다. 육지 고양이들이 언제 배를 타봤어야 말이지! 그 후 다시 여러 쌍의 고양이를 사들여 왔다. 그중 살아남은 고양이들은 번식하며 급격히 늘었고, 덕분에 병풍도의 골칫덩이 들쥐들도 박멸됐다. 고양이들 덕에 병풍도 주민들은 지금까지 쥐로 인한 피해 없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으며 살 수 있게 됐다. 지금 병풍도에 사는 수백마리의 고양이는 모두 그때 육지에서 초청해 온 용병부대의 후손들이다.
고양이의 은공을 기억하는 병풍도 사람들은 더는 농사가 큰 소득이 되지 않지만 여전히 밥을 챙겨 주며 고양이들을 돌보고 있다. 의리를 지키는 것이다. 육지에는 아직도 고양이를 없애야 할 백해무익한 존재로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잔혹하게 살해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지나치게 개체 수가 많아지는 것은 조절해야겠지만 고양이는 결코 절멸시켜야 할 무익한 존재가 아니다. 섬들뿐일까? 고양이가 없었다면 이 세상은 진즉에 쥐들의 천국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고양이들에게 공덕비를 세워줘도 모자랄 판에 배은망덕해서야 되겠는가? 육지도 고양이들의 공덕을 기억하고 의리를 지키는 섬의 마음을 배웠으면 좋겠다.
금감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정보섭 금감원 노조위원장 대행, 윤태완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직개편과 관련해) 직원들이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향후 세부 운영방안 설계를 위한 관계기관 논의 및 입법과정 등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면담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분리 철회, 공공기관 지정 철회 투쟁을 확대하고 다음주 중 전 직원이 참여하는 국회 앞 집회를 열 것이라며 국회나 관계기관 협의 과정에서 금감원 입장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총파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직원들은 이날 조직개편을 반대하는 ‘검은옷 시위’를 나흘째 이어갔다. 이들은 여당이 추진하는 금융위(금감위) 설치법이 관계 기관인 금감원에 졸속으로 통지됐다며 임원들이 앞장서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감원 직원들은 친여 성향의 유튜버 김어준씨의 발언에 공분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방송에서 조직개편에 대한 금감원 직원들 반발을 두고 개인의 삶에서는 납득할 만한 불만이라면서도 퇴사 처리하는 걸로, 원하는 대로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금감원 내부 게시판에는 김씨 발언을 비판하는 댓글이 줄이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 남원시 고죽동에 들어서는 공공산후조리원은 오는 11월 개원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었다. 건물 외부공사는 거의 마무리됐다. 실내 공사도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어 겉으로 봤을 때는 개원 준비가 거의 끝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운영비 확보’라는 무거운 과제가 남아 있었다.
14일 전북도에 따르면 공공산후조리원은 남원의료원 인근 3700㎡ 부지에 지하 분트 1층~지상 4층, 연면적 2410㎡ 규모로 건립된다.
공정률 72%를 넘어서며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문제는 운영비 확보다. 연간 운영비 14억여 원 중 전북도가 부담하기로 한 4억2000만원(30%)을 제외한 나머지 10억여 원이 아직까지 확보되지 않았다.
남원시는 총 공사비 132억원 중 97억원을 부담했다. 하지만 자체 재원으로 매년 10억여 원의 운영비를 책임질 여력은 없다. 남원시 관계자는 공공 산후조리 시설인 만큼 정부가 최소 운영비의 절반 이상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국회와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를 찾아 여러차례 지원 요청을 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이 조리원은 전북 동부권 순창·임실·장수뿐 아니라 전남 곡성·구례, 경남 산청·하동·함양 등 지리산권 산모들을 위한 거점 시설이다. 이들 지역의 임산부는 인근에 민간 산후조리원이 없거나 부족해 전주나 광주 등 대도시로 ‘원정 출산’을 감수해왔다.
보건복지부의 ‘2024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후조리원의 평균 이용료는 286만5000원, 평균 이용 기간은 12.6일이다. 공공산후조리원은 2주 기준 평균 182만원으로, 민간 대비 절반 수준이다.
남원시의 재정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25년 본예산 1조112억원 중 지방세 등 자체 수입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세외수입을 포함해 지자체가 스스로 확보하고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자주재원)은 1600억여원밖에 없다. 이 재원은 복지, 농업, 사회간접자본(SOC) 등 필수 분야에 이미 배분돼 있다.
남원시의 전체인구는 7만5000명이다. 연간 출생아 수는 200명 안팎에 그친다. 말 그대로 저출산·인구감소 위기지역이다. 전북 전체 인구 역시 지난해 말 기준 175만5000명으로, 지난해 출생아는 7000명에 불과했다. 전국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인구감소지역 우선지원 및 산후돌봄 격차해소를 위한 ‘공공산후조리원 국가 지원법’ 개정안은 국회에 잠들어있다. 인구감소지역 11개 지자체는 ‘공공산후조리원 운영비 국가지원 촉구 결의’를 공동 채택하며 정부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공공산후조리원은 생태적으로 적자를 예상할 수밖에 없다. 인건비와 시설운영비는 민간조리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용료 때문에 수익을 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현재 11개 시·군에서 운영 중인 공공산후조리원의 연간 총 운영비는 120억원인 반면에 연 수입은 20억원에 불과하다. 매년 100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셈이다.
충남 논산, 경북 상주, 충북 제천, 강원 양양·철원·화천·양구 등도 매년 수억 원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 9개 시·도에 운영 중인 21개 공공산후조리원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총 13개의 모자동실과 신생아실, 육아카페, 마사지실, 실내·외 정원 등을 갖춘 남원 공공산후조리원의 연간 예상수입은 2억원이다. 연간 운영비는 14억원으로 추정된다. 매년 12억원의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부족한 지자체 세원을 고려했을 때 국가지원이 절실하다.
고미주 남원보건소 치매안심과장은 인구감소지역의 저출생 극복을 위해서는 공공 산후조리원이 필수적이다라며 국가 차원의 책임 있는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살아생전 어머니는 측은지심이 깊었다. 어머니는 집에 찾아오는 고양이들을 10년 넘게 돌보며 사료를 주셨다. 그저 사람이든 동물이든 누가 굶는 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자비로운 성정 때문이었다. 어떤 고양이는 3년 동안이나 하루도 빠짐없이 집을 찾아와 밥을 얻어먹고 낮잠까지 즐기다 가곤 했다. 그 고양이의 모성애를 칭찬하시던 어머니의 말씀을 잊을 수가 없다.
고양이가 개보다 모성애가 더 깊어. 저 아이가 새끼를 낳아 데리고 왔는데 새끼 하나가 대문 밑으로 기어나가니 어찌나 애타게 울던지. 내가 다 가슴이 타들어 가더라. 발을 뻗어 잡으려다 안 되니까 나중에는 넘어가서 물고 들어왔어. 사람보다 나아. 사람보다.
어머니는 그 고양이가 쉴 새 없이 새끼 낳는 것을 안쓰러워하셨다. 중성화 수술을 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모르셨으니. 어머니가 확인한 것만 5번째. 그날은 고양이가 사료를 조금 남겼다. 또 새끼를 낳아서 젖을 먹이려면 많이 먹어야 할 텐데 입맛이 없나 보네요, 했더니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아냐. 고양이들은 참 욕심이 없어. 아주 욕심이 없어. 저 아이는 먹을 것을 줘도 좀 먹다가 배부르면 안 먹어. 절대 욕심을 안 내. 욕심 없는 고양이처럼 어머니 또한 그리 살다 가셨다.
우리나라 섬들에는 유난히 고양이가 많다. 그런데도 고양이들은 섬 주민들로부터 천대받는 일이 없다. 통영의 연화도에서는 횟집을 찾아다니며 고등어회를 얻어먹는 고양이 떼가 있지만 누구도 타박하지 않았다. 인천의 소무의도에서는 길고양이 수십마리가 어느 집 화단을 놀이터 삼아 놀고 있었다. 화단을 망친다고 쫓아낼 법도 한데 주인 할머니는 오히려 먹이까지 챙겨 주셨다. 마냥 놀고먹는 날건달 같은 고양이들에게 섬 주민들은 어찌 그리 우호적일까?
고양이가 섬에서 특별 대우를 받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고양이들이 섬에 크나큰 은덕을 베풀었기 때문이다. 처음 고양이들을 섬으로 초대한 것은 섬 주민들이었다. 불청객 멧돼지나 고라니들처럼 스스로 헤엄쳐 오지 않았다. 옛날 섬사람들은 곡식을 갉아먹는 골칫덩어리 쥐들을 없애기 위해 쥐신을 모시는 쥐당(신당)을 세우고 제사까지 모셨다. 쥐약이나 쥐덫만으로는 감당이 안 되니 어르고 달래며 신으로 모시기까지 했던 것이다.
하지만 쥐들의 괴롭힘은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최후의 수단으로 고양이 부대를 용병으로 초청했다. 제발 쥐들 좀 박멸해달라며 모셔왔다. 예상대로 고양이들은 곡식을 훔쳐먹고 병균을 퍼뜨리는 쥐들을 깔끔하게 박멸해주었다. 그래서 지금 섬사람들은 쥐 걱정 없이 안심하고 마당이나 물양장에서 곡식과 해초를 말릴 수 있다. 모두 고양이들의 공덕이다. 섬사람들은 그 공덕을 잊지 않고 특별 대우를 해주는 것이다.
신안의 섬 병풍도도 그랬다.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병풍도는 쥐들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가 없었다. 들쥐가 어찌나 많았던지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논은 들쥐 피해 탓에 수확조차 할 수 없었다. 약을 쓰고 쥐덫을 놓아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주민들은 고양이를 들여와 쥐들을 박멸시키기로 합의했다.
고양이 한 쌍을 사서 섬으로 데리고 오려던 첫 시도는 실패했다. 배를 타고 오던 고양이들이 뱃멀미에 시달리다 죽고 말았다. 육지 고양이들이 언제 배를 타봤어야 말이지! 그 후 다시 여러 쌍의 고양이를 사들여 왔다. 그중 살아남은 고양이들은 번식하며 급격히 늘었고, 덕분에 병풍도의 골칫덩이 들쥐들도 박멸됐다. 고양이들 덕에 병풍도 주민들은 지금까지 쥐로 인한 피해 없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으며 살 수 있게 됐다. 지금 병풍도에 사는 수백마리의 고양이는 모두 그때 육지에서 초청해 온 용병부대의 후손들이다.
고양이의 은공을 기억하는 병풍도 사람들은 더는 농사가 큰 소득이 되지 않지만 여전히 밥을 챙겨 주며 고양이들을 돌보고 있다. 의리를 지키는 것이다. 육지에는 아직도 고양이를 없애야 할 백해무익한 존재로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잔혹하게 살해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지나치게 개체 수가 많아지는 것은 조절해야겠지만 고양이는 결코 절멸시켜야 할 무익한 존재가 아니다. 섬들뿐일까? 고양이가 없었다면 이 세상은 진즉에 쥐들의 천국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고양이들에게 공덕비를 세워줘도 모자랄 판에 배은망덕해서야 되겠는가? 육지도 고양이들의 공덕을 기억하고 의리를 지키는 섬의 마음을 배웠으면 좋겠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