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6년 만에 완전체로 월드컵경기장 무대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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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작성일25-07-27 21:21 조회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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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1세대 대표 그룹인 H.O.T.가 6년 만에 완전체로 무대에 선다.
한터글로벌은 오는 9월 6~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터 음악 페스티벌’(한음페)에 H.O.T.가 헤드라이너로 출연을 확정지었다고 23일 밝혔다. H.O.T.는 9월 6일과 7일 양일 모두 무대에 오를 예정이며, 각각 60분 이상 공연을 펼칠 계획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H.O.T. 멤버 5명(강타·문희준·장우혁·토니안·이재원)이 뭉치는 건 2019년 9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High-five Of Teenagers)> 콘서트 이후 처음이다. 특히 행사 둘째날인 9월7일은 이들의 데뷔 기념일이기도 하다.
H.O.T.는 한국 아이돌 문화의 시발점으로 평가받는 K팝 1세대 대표 그룹이다. 1996년 ‘전사의 후예’로 데뷔해 2001년 해체했다. ‘캔디’, ‘행복’ 등 메가 히트곡으로 널리 사랑받았다.
한음페는 올해 처음 개최되는 행사다. 한터글로벌은 “K팝의 시초이자 상징 같은 존재인 H.O.T.를 헤드라이너로 세우면서 그 의미를 더했다”며 “이번 출연은 신뢰를 바탕으로 성사됐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동지역 군사 패권국으로 부상하는 이스라엘을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이스라엘이 시리아와 가자지구 내 성당을 공격하자 트럼프 정부가 불만을 표했으며, 두 나라 사이 불협화음이 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가자지구 전쟁과 레바논·이란 공격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에 전적인 지지를 표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6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대통령궁 인근 국방부 건물을 폭격했다.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남부에서 정부군이 드루즈족을 폭력적으로 탄압했다는 주장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 17일엔 가자지구의 유일한 가톨릭교회자 교황청과도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던 성가족성당을 공격해 3명이 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당 폭격 사실이 알려지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실망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이례적으로 사과를 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가톨릭교회 폭격에 당황했다”며 “네타냐후 총리에게 즉시 전화해 상황을 바로잡으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련의 전쟁을 치른 이스라엘이 역내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없을 만큼 패권국 위치를 차지한 상황이 미국과의 충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중동 특사였던 아모스 호흐슈타인은 “중동의 미래를 논할 때 인식해야 할 근본적인 변화는 이스라엘이 현재 중동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 패권국이라는 점”이라며 “역설적이게도 이스라엘이나 미국에 반드시 좋은 소식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힘이 너무 강해져 가자지구 등에서 전쟁을 장기화하는 등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취지다.
WSJ은 미국이 지난달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동참해 이란을 직접 타격하면서 이스라엘의 적극적인 공세를 부추긴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이란 공격에 동참하기로 결정한 것이 ‘미국은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목표를 지지하고 동조한다’는 이스라엘의 인식에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다.
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 댄 샤피로는 가자지구와 레바논 공격은 승인하고, 시리아와 가자지구 성당에 대한 공격에는 경고를 보내는 미국의 엇갈린 메시지와 이스라엘의 오해가 최근 양국 간 긴장의 원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약간의 틈이 있었던 것 같고 이는 오해로 이어져 결국 양국 전부 간 마찰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네타냐후 총리 지지에 대한 반대가 거세진 것도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마가 진영에선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중동 전쟁의 늪으로 더 깊게 끌어들일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의 해외전쟁에 대한 개입을 끝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과 반대되는 행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라톤 입문 5년 차인 정지원씨(55)는 매년 5~6차례씩 대회에 출전해왔다. 주로 하프와 10㎞였고, 재작년에는 처음으로 풀코스도 완주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수원에서 열린 하프 마라톤대회를 제외하고는 참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온라인 접수가 순식간에 마감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실시됐던 춘천마라톤(10월 예정) 접수에서도 풀코스에 도전하려던 계획은 수포가 되었다. 그는 “지난해에도 몇 차례 실패하고 젊은 후배에게 부탁해 성공한 적이 있었는데 매번 요청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며 씁쓸해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국내 대회 대신 해외 대회로 가볼 생각”이라면서 “얼마 전 베트남 하롱베이에서 이봉주 선수와 함께 달리는 대회 상품이 나왔다고 해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동남아·유럽 등 세계 대회로 눈 돌려…가족과 함께 ‘런트립’ 추억 만들기도프라하 절경 속 ‘낭만런’부터 홋카이도서 와규·게 끝없이 먹는 ‘미식런’ 등 행사 다양
20년 차 마라토너인 러닝커뮤니티 런콥 김형식 마케팅부장은 3년 전부터 해외 마라톤대회로 눈을 돌렸다. 그 역시 온라인 접수가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도쿄 마라톤대회 등 메이저 대회 출전 경험도 있었던 그는 마라톤이 발달한 일본 주요 도시, 소도시 대회를 비롯해 베트남, 태국, 대만, 중국, 미국 하와이 등 다양한 대회를 섭렵했다. 최근엔 호주 골드코스트 마라톤대회에 여덟 살 난 아들과 함께 다녀왔다. 골드코스트 대회는 2㎞ 코스의 어린이용 대회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서 가족여행을 겸한 프로그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러너들이 많이 찾는 곳은 일본, 동남아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다. 비행시간이 짧고 시차가 크지 않아 부담이 적어서다. 검색하면 많은 정보가 나와 있고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SNS에선 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사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도저도 귀찮고 어렵다면 대회를 포함한 패키지여행 상품을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마라톤대회가 많은 일본은 선택의 폭이 넓다. 세계 7대 마라톤대회로 꼽히는 도쿄 마라톤 외에도 오사카, 고베, 나고야 여성 마라톤 등은 세계적 명성을 자랑한다. 이 중 도쿄와 오사카는 접수한 뒤 추첨을 통해 당첨되어야 참가할 수 있다. 내년 3월1일로 예정된 도쿄 마라톤은 오는 8월15일부터 참가 접수가 시작된다. 고베와 나고야 여성 마라톤은 외국인 쿼터가 있으므로 더 꼼꼼하게 접수 일정을 챙겨봐야 한다.
선착순으로 접수할 수 있는 대규모 대회로 매년 8월 말 삿포로에서 열리는 홋카이도 마라톤대회가 있다. 드물게 여름철에 열리는 대규모 대회라 일본 현지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많은 러너가 참가한다. 2021년 8월 도쿄 올림픽 당시 마라톤 경기가 삿포로에서 치러지면서 홋카이도 마라톤은 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높아졌다. 삿포로 도심의 오도리공원, 번화가인 스스키노, 홋카이도 대학교 등 주요 관광 포인트를 통과하며 도시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매년 3월 열리는 시즈오카 마라톤은 후지산과 바다를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데다 코스가 비교적 평이하므로 초심자들도 도전해 볼 만하다. 올 초 방송인 기안84도 이 대회를 완주해 화제가 됐다. 지역별 자연경관이나 문화적 유산, 특산물을 활용한 이색적인 대회도 많다. 맥주를 마시면서 달리기를 하는 나고야 비어 마라톤, 와규부터 게, 어묵, 젤라토까지 온갖 먹거리를 맛볼 수 있어 ‘미식런’으로도 불리는 홋카이도 최북단 아바시리 마라톤까지 흥미로운 대회들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런저팬’(run japan)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면 일본 전역의 다양한 마라톤대회 정보를 얻고 참가 접수를 하는 데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베트남 다낭 마라톤, 태국 라구나 푸껫 마라톤도 국내 러너들의 참가율이 높다. 대표적인 휴양지이고 리조트가 밀집해 있는 지역인 만큼 가족들을 동반한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관광객들이 참가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이들 대회는 일찍 접수할수록 참가비가 싸다. 다낭의 경우 현재 슈퍼얼리버드는 접수는 끝났고 얼리버드 접수가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국제 마라톤대회 풀코스는 대부분 시간제한이 있다. 적게는 5시간, 많게는 7시간 이내에 결승선에 들어와야 한다. 하와이 호놀룰루 대회는 드물게도 시간제한이 없는 대회이다. 규모도 크고 역사도 깊은 이 대회는 완주에 의미를 둔 달리기 축제로 여겨져 많은 사람이 참가한다.
세계 각국의 주요 마라톤대회는 ‘월드마라톤’(world marathon)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포르투갈 리스본 마라톤, 스웨덴 스톡홀름 마라톤, 체코 프라하 마라톤 등 고풍스러운 도심지를 달리는 대회들은 코스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설렘을 불러일으킨다. 도쿄를 비롯해 뉴욕, 시카고, 런던, 베를린 등 메이저 대회는 모두 추첨을 통해 참가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보스턴대회는 높은 자격조건(3시간대의 풀코스 완주 기록)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스턴 마라톤 참가 자격을 목표로 하는 마라토너들도 많다.
대회 접수는 6개월~1년 전부터 이뤄지므로 참가를 원하는 대회가 있다면 미리 체크해 준비해야 한다. 대회를 확정하면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하자. 현지에는 마라톤 출발 시간보다 최소 24시간 전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국내 대회는 접수하면 배번이나 관련 물품을 택배로 받을 수 있지만 해외 대회는 엑스포(마라톤대회 본부이자 각종 이벤트가 열리는 곳)를 찾아 직접 수령해야 한다.
대회마다 풀코스부터 하프, 10㎞, 5㎞ 등 다양한 코스가 마련되어 있어 컨디션이나 체력 상태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김형식 부장은 “해외 대회는 여행과 회복까지 겸한 프로그램으로 일정을 구성해야 만족도가 높다”면서 “러닝 고수가 아니라면 풀코스 완주 후에는 상당한 회복 기간이 필요하므로 하프코스 이하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강효진씨(27)는 대학교 2학년이었던 2017년 처음으로 ‘죽은 사람’을 봤다. 여름 방학 때 나간 응급구조학과 첫 실습수업이었다. 펜싱 선수를 그만두고 응급구조학과로 진학한 효진씨는 “언제든 학교를 자퇴할 준비”가 돼 있었다. “밧줄을 타고 사람을 구조하는 일”인 줄 알았던 응급구조학과의 현실은 상상과 달랐다. 의학 용어를 외우고 다친 사람을 처치하는 일엔 영 흥미가 없었다. 효진씨는 ‘첫 실습만 다녀오고 진로를 결정하자’고 생각했다. 그런 효진씨에게 ‘첫 사망 환자’가 찾아왔다.
전봇대 위에서 홀로 근무하다 죽은 노동자였다. 지나가던 사람이 발견해 신고했지만 이미 오랜 시간이 흐른 뒤였다. 효진씨는 고인의 핸드폰으로 유가족에게 연락했다. 아내와 어린 아들이 뛰어왔다. 아내는 “꿈자리가 뒤숭숭해 일하러 가지 말라고 했는데 ‘금방 다녀와서 맛있는 거 먹자’고 했었다”며 울었다. 보호자 앞에서 울어선 안 된다고 배운 효진씨도 몰래 숨어 울었다. ‘내가 적절한 때 응급처치를 했다면 어땠을까.’ “생사의 갈림길에서 생으로 끌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효진씨는 응급구조사가 됐다.
효진씨가 만난 사람들은 대개 노동자였다. 안전모를 쓰지 않고 일하다 머리를 다친 사람, 더러운 수건으로 잘린 손가락을 감싼 사람이 구급차도 아닌 현장소장의 자동차 뒷자리에 실려오곤 했다. ‘왜 안전모를 안 썼을까’, ‘왜 구급차를 안 불렀을까’라는 의문이 스쳤지만 불운이 잦다고만 생각했다. ‘운이 나빠’ 떨어지고 끼이고 부딪친 노동자들을 치료하고 돌아온 날이면 효진씨는 아버지를 떠올렸다. 화재 현장을 복구하는 조그만 건설 업체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아버지는 높은 곳에 자주 올랐다. 효진씨는 아버지에게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하라”며 잔소리를 하곤 했다. 아버지는 “나도 높은 덴 무섭다”며 효진씨를 안심시켰다.
지난해 4월18일 오전 11시. 예비 신랑과 결혼식장을 예약하는 날이었다. 효진씨는 애인과 예식장을 찾아가면서 아버지를 떠올렸다. 연락할지 고민했지만 아버지는 “일할 땐 위험하니 전화하지 마라”고 말하곤 했다. 계약서를 쓰고 나오는 효진씨의 휴대폰에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었다. “효진아, 어디야. 아빠가 돌아가셨어.” 휴대폰 밖으로 새어나온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텅 빈 예식장을 울렸다.
효진씨의 아버지 강대규씨(당시 64세)는 경북 문경의 한 공사장에서 패널(건축용 널빤지)을 지붕에 설치하다 추락해 숨졌다. 동료 2명이 지붕 위에서 크레인에 매달린 패널을 잡았는데 패널이 회전하며 대규씨를 쳤다. 약 66㎏에 달하는 패널이었다. 20㎝ 정도 폭의 철골 위에 서 있던 대규씨는 그대로 떨어졌다. 사고 당시 대규씨는 안전모를 쓰지 않았다. 추락을 막을 만한 어떤 장치도 설치되지 않았다. 응급실에 도착한 효진씨에게 사측 관계자 3명은 대뜸 “회사가 생긴지 얼마 안 돼 사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사과 한 마디 없이 사라진 이들을 포함해 사측에선 누구도 대규씨의 장례식장을 찾지 않았다.
대규씨는 “한없이 다정한 사람”이었다. 종일 일한 고단한 손으로 어린 딸이 잠들 때까지 속눈썹을 쓸어 올려주던 사람이었다. 지방 출장이 잦은 아빠가 보고 싶어 효진씨가 엉엉 울면, 대규씨는 딸이 좋아하는 딸기 한 박스를 사들고 새벽에 집을 찾아오곤 했다. 그리고 동이 틀 때까지 딸의 속눈썹을 쓸어주다 다시 일터로 향했다. 그런 아버지가 사라지자 효진씨의 삶도 사라졌다. 효진씨는 아버지를 보내고 2주 동안 밥을 먹지도 잠을 자지도 못했다. “살아도 살아지지 않고 걸어도 걸어지지 않았”다. 트라우마와 우울증 진단을 받은 효진씨는 생각했다. ‘아빠는 왜 죽어야 했을까. 아빠가 운이 없어서 죽은 걸까?’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아버지가 왜 생으로 넘어오지 못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효진씨는 홀로 앓았다.
아버지를 보내고 1년쯤이 지난 3월, 효진씨는 건설 노동자 사망 기사를 찾아보다가 김용균재단에서 발간한 ‘산재 사망사고 유가족을 위한 안내서’를 발견했다. 곧장 안내서를 찾은 효진씨의 눈에 문장들이 들어왔다. “사고의 구조적인 원인을 밝히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진상을 밝혀서 왜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밝히는 것이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일입니다.” 효진씨가 ‘불운’이라 생각했던 숱한 죽음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들과 아버지는 불운해서 죽은 사람이 아니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수많은 생을 떠받치고 있는 구조가 있었다. 그 구조를 바꾸고 싶었다. 효진씨는 김용균재단에 전화를 걸어 말했다. “안녕하세요. 산업재해 유가족입니다.”
효진씨는 김용균재단의 도움을 받아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수사기관은 “조사 중이다”, “개인정보 때문에 안 된다”며 중대재해조사보고서·재해조사의견서 등 아버지의 사고에 대한 수사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미 합의하신 거 아니냐”, “변호사가 시킨 거냐” 등의 말도 들었다. 마음이 무너질수록 효진씨는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다. 중대재해처벌법 판례를 찾아 읽으며 산업재해에 대해 공부했다. 그러자 응급구조사로 일할 땐 몰랐던 사실들이 보였다. 노동자가 안전모를 쓰지 않는 배경엔 이를 단속하거나 관리하지 않는 환경이 있었다. 사측은 산업재해 적용을 피하기 위해 작업자가 다쳐도 구급차를 부르지 않곤 했다. 효진씨에게 사고 현장 너머의 구조를 읽는 시각이 생겼다.
효진씨는 매일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며 또 다른 산업재해가 일어나지 않았는지 검색한다. “나처럼 기다리기만 하다 억울해지는 사람이 없도록” 유가족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쫄보, 겁쟁이”였던 효진씨가 사람들 앞에 마이크를 들고 말을 하고, 소설로 가득했던 책장은 산업재해 서적으로 채워졌다. “예전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최근에 깨달았다”는 효진씨는 남은 삶이 “아빠가 남겨준 숙제”같다고 얘기한다. “응급구조사로 일할 땐 아픈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좋았어요. 지금은 단순히 몸이 아픈 사람뿐 아니라 겪어본 사람만이 가진 깊은 아픔까지도 공감하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그렇게 살아갈 것 같아요.” 다정한 아버지가 남긴 숙제를 풀기 위해 효진씨는 오늘도 남은 삶을 살아간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오영준 헌법재판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앞서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총투표수 264표 중 찬성 206표, 반대 49표, 기권 9표로 가결했다.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은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을 얻어야 가결된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전날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여야는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오영준 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합의로 채택됐다. 헌재소장과 달리 헌법재판관은 별도 국회의 동의 절차 없이 임명이 가능하다.
여야는 이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를 각각 열고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합의로 채택했다.
한터글로벌은 오는 9월 6~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터 음악 페스티벌’(한음페)에 H.O.T.가 헤드라이너로 출연을 확정지었다고 23일 밝혔다. H.O.T.는 9월 6일과 7일 양일 모두 무대에 오를 예정이며, 각각 60분 이상 공연을 펼칠 계획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H.O.T. 멤버 5명(강타·문희준·장우혁·토니안·이재원)이 뭉치는 건 2019년 9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High-five Of Teenagers)> 콘서트 이후 처음이다. 특히 행사 둘째날인 9월7일은 이들의 데뷔 기념일이기도 하다.
H.O.T.는 한국 아이돌 문화의 시발점으로 평가받는 K팝 1세대 대표 그룹이다. 1996년 ‘전사의 후예’로 데뷔해 2001년 해체했다. ‘캔디’, ‘행복’ 등 메가 히트곡으로 널리 사랑받았다.
한음페는 올해 처음 개최되는 행사다. 한터글로벌은 “K팝의 시초이자 상징 같은 존재인 H.O.T.를 헤드라이너로 세우면서 그 의미를 더했다”며 “이번 출연은 신뢰를 바탕으로 성사됐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동지역 군사 패권국으로 부상하는 이스라엘을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이스라엘이 시리아와 가자지구 내 성당을 공격하자 트럼프 정부가 불만을 표했으며, 두 나라 사이 불협화음이 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가자지구 전쟁과 레바논·이란 공격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에 전적인 지지를 표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6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대통령궁 인근 국방부 건물을 폭격했다.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남부에서 정부군이 드루즈족을 폭력적으로 탄압했다는 주장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 17일엔 가자지구의 유일한 가톨릭교회자 교황청과도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던 성가족성당을 공격해 3명이 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당 폭격 사실이 알려지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실망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이례적으로 사과를 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가톨릭교회 폭격에 당황했다”며 “네타냐후 총리에게 즉시 전화해 상황을 바로잡으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련의 전쟁을 치른 이스라엘이 역내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없을 만큼 패권국 위치를 차지한 상황이 미국과의 충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중동 특사였던 아모스 호흐슈타인은 “중동의 미래를 논할 때 인식해야 할 근본적인 변화는 이스라엘이 현재 중동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 패권국이라는 점”이라며 “역설적이게도 이스라엘이나 미국에 반드시 좋은 소식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힘이 너무 강해져 가자지구 등에서 전쟁을 장기화하는 등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취지다.
WSJ은 미국이 지난달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동참해 이란을 직접 타격하면서 이스라엘의 적극적인 공세를 부추긴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이란 공격에 동참하기로 결정한 것이 ‘미국은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목표를 지지하고 동조한다’는 이스라엘의 인식에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다.
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 댄 샤피로는 가자지구와 레바논 공격은 승인하고, 시리아와 가자지구 성당에 대한 공격에는 경고를 보내는 미국의 엇갈린 메시지와 이스라엘의 오해가 최근 양국 간 긴장의 원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약간의 틈이 있었던 것 같고 이는 오해로 이어져 결국 양국 전부 간 마찰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네타냐후 총리 지지에 대한 반대가 거세진 것도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마가 진영에선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중동 전쟁의 늪으로 더 깊게 끌어들일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의 해외전쟁에 대한 개입을 끝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과 반대되는 행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라톤 입문 5년 차인 정지원씨(55)는 매년 5~6차례씩 대회에 출전해왔다. 주로 하프와 10㎞였고, 재작년에는 처음으로 풀코스도 완주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수원에서 열린 하프 마라톤대회를 제외하고는 참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온라인 접수가 순식간에 마감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실시됐던 춘천마라톤(10월 예정) 접수에서도 풀코스에 도전하려던 계획은 수포가 되었다. 그는 “지난해에도 몇 차례 실패하고 젊은 후배에게 부탁해 성공한 적이 있었는데 매번 요청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며 씁쓸해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국내 대회 대신 해외 대회로 가볼 생각”이라면서 “얼마 전 베트남 하롱베이에서 이봉주 선수와 함께 달리는 대회 상품이 나왔다고 해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동남아·유럽 등 세계 대회로 눈 돌려…가족과 함께 ‘런트립’ 추억 만들기도프라하 절경 속 ‘낭만런’부터 홋카이도서 와규·게 끝없이 먹는 ‘미식런’ 등 행사 다양
20년 차 마라토너인 러닝커뮤니티 런콥 김형식 마케팅부장은 3년 전부터 해외 마라톤대회로 눈을 돌렸다. 그 역시 온라인 접수가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도쿄 마라톤대회 등 메이저 대회 출전 경험도 있었던 그는 마라톤이 발달한 일본 주요 도시, 소도시 대회를 비롯해 베트남, 태국, 대만, 중국, 미국 하와이 등 다양한 대회를 섭렵했다. 최근엔 호주 골드코스트 마라톤대회에 여덟 살 난 아들과 함께 다녀왔다. 골드코스트 대회는 2㎞ 코스의 어린이용 대회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서 가족여행을 겸한 프로그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러너들이 많이 찾는 곳은 일본, 동남아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다. 비행시간이 짧고 시차가 크지 않아 부담이 적어서다. 검색하면 많은 정보가 나와 있고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SNS에선 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사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도저도 귀찮고 어렵다면 대회를 포함한 패키지여행 상품을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마라톤대회가 많은 일본은 선택의 폭이 넓다. 세계 7대 마라톤대회로 꼽히는 도쿄 마라톤 외에도 오사카, 고베, 나고야 여성 마라톤 등은 세계적 명성을 자랑한다. 이 중 도쿄와 오사카는 접수한 뒤 추첨을 통해 당첨되어야 참가할 수 있다. 내년 3월1일로 예정된 도쿄 마라톤은 오는 8월15일부터 참가 접수가 시작된다. 고베와 나고야 여성 마라톤은 외국인 쿼터가 있으므로 더 꼼꼼하게 접수 일정을 챙겨봐야 한다.
선착순으로 접수할 수 있는 대규모 대회로 매년 8월 말 삿포로에서 열리는 홋카이도 마라톤대회가 있다. 드물게 여름철에 열리는 대규모 대회라 일본 현지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많은 러너가 참가한다. 2021년 8월 도쿄 올림픽 당시 마라톤 경기가 삿포로에서 치러지면서 홋카이도 마라톤은 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높아졌다. 삿포로 도심의 오도리공원, 번화가인 스스키노, 홋카이도 대학교 등 주요 관광 포인트를 통과하며 도시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매년 3월 열리는 시즈오카 마라톤은 후지산과 바다를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데다 코스가 비교적 평이하므로 초심자들도 도전해 볼 만하다. 올 초 방송인 기안84도 이 대회를 완주해 화제가 됐다. 지역별 자연경관이나 문화적 유산, 특산물을 활용한 이색적인 대회도 많다. 맥주를 마시면서 달리기를 하는 나고야 비어 마라톤, 와규부터 게, 어묵, 젤라토까지 온갖 먹거리를 맛볼 수 있어 ‘미식런’으로도 불리는 홋카이도 최북단 아바시리 마라톤까지 흥미로운 대회들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런저팬’(run japan)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면 일본 전역의 다양한 마라톤대회 정보를 얻고 참가 접수를 하는 데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베트남 다낭 마라톤, 태국 라구나 푸껫 마라톤도 국내 러너들의 참가율이 높다. 대표적인 휴양지이고 리조트가 밀집해 있는 지역인 만큼 가족들을 동반한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관광객들이 참가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이들 대회는 일찍 접수할수록 참가비가 싸다. 다낭의 경우 현재 슈퍼얼리버드는 접수는 끝났고 얼리버드 접수가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국제 마라톤대회 풀코스는 대부분 시간제한이 있다. 적게는 5시간, 많게는 7시간 이내에 결승선에 들어와야 한다. 하와이 호놀룰루 대회는 드물게도 시간제한이 없는 대회이다. 규모도 크고 역사도 깊은 이 대회는 완주에 의미를 둔 달리기 축제로 여겨져 많은 사람이 참가한다.
세계 각국의 주요 마라톤대회는 ‘월드마라톤’(world marathon)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포르투갈 리스본 마라톤, 스웨덴 스톡홀름 마라톤, 체코 프라하 마라톤 등 고풍스러운 도심지를 달리는 대회들은 코스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설렘을 불러일으킨다. 도쿄를 비롯해 뉴욕, 시카고, 런던, 베를린 등 메이저 대회는 모두 추첨을 통해 참가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보스턴대회는 높은 자격조건(3시간대의 풀코스 완주 기록)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스턴 마라톤 참가 자격을 목표로 하는 마라토너들도 많다.
대회 접수는 6개월~1년 전부터 이뤄지므로 참가를 원하는 대회가 있다면 미리 체크해 준비해야 한다. 대회를 확정하면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하자. 현지에는 마라톤 출발 시간보다 최소 24시간 전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국내 대회는 접수하면 배번이나 관련 물품을 택배로 받을 수 있지만 해외 대회는 엑스포(마라톤대회 본부이자 각종 이벤트가 열리는 곳)를 찾아 직접 수령해야 한다.
대회마다 풀코스부터 하프, 10㎞, 5㎞ 등 다양한 코스가 마련되어 있어 컨디션이나 체력 상태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김형식 부장은 “해외 대회는 여행과 회복까지 겸한 프로그램으로 일정을 구성해야 만족도가 높다”면서 “러닝 고수가 아니라면 풀코스 완주 후에는 상당한 회복 기간이 필요하므로 하프코스 이하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강효진씨(27)는 대학교 2학년이었던 2017년 처음으로 ‘죽은 사람’을 봤다. 여름 방학 때 나간 응급구조학과 첫 실습수업이었다. 펜싱 선수를 그만두고 응급구조학과로 진학한 효진씨는 “언제든 학교를 자퇴할 준비”가 돼 있었다. “밧줄을 타고 사람을 구조하는 일”인 줄 알았던 응급구조학과의 현실은 상상과 달랐다. 의학 용어를 외우고 다친 사람을 처치하는 일엔 영 흥미가 없었다. 효진씨는 ‘첫 실습만 다녀오고 진로를 결정하자’고 생각했다. 그런 효진씨에게 ‘첫 사망 환자’가 찾아왔다.
전봇대 위에서 홀로 근무하다 죽은 노동자였다. 지나가던 사람이 발견해 신고했지만 이미 오랜 시간이 흐른 뒤였다. 효진씨는 고인의 핸드폰으로 유가족에게 연락했다. 아내와 어린 아들이 뛰어왔다. 아내는 “꿈자리가 뒤숭숭해 일하러 가지 말라고 했는데 ‘금방 다녀와서 맛있는 거 먹자’고 했었다”며 울었다. 보호자 앞에서 울어선 안 된다고 배운 효진씨도 몰래 숨어 울었다. ‘내가 적절한 때 응급처치를 했다면 어땠을까.’ “생사의 갈림길에서 생으로 끌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효진씨는 응급구조사가 됐다.
효진씨가 만난 사람들은 대개 노동자였다. 안전모를 쓰지 않고 일하다 머리를 다친 사람, 더러운 수건으로 잘린 손가락을 감싼 사람이 구급차도 아닌 현장소장의 자동차 뒷자리에 실려오곤 했다. ‘왜 안전모를 안 썼을까’, ‘왜 구급차를 안 불렀을까’라는 의문이 스쳤지만 불운이 잦다고만 생각했다. ‘운이 나빠’ 떨어지고 끼이고 부딪친 노동자들을 치료하고 돌아온 날이면 효진씨는 아버지를 떠올렸다. 화재 현장을 복구하는 조그만 건설 업체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아버지는 높은 곳에 자주 올랐다. 효진씨는 아버지에게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하라”며 잔소리를 하곤 했다. 아버지는 “나도 높은 덴 무섭다”며 효진씨를 안심시켰다.
지난해 4월18일 오전 11시. 예비 신랑과 결혼식장을 예약하는 날이었다. 효진씨는 애인과 예식장을 찾아가면서 아버지를 떠올렸다. 연락할지 고민했지만 아버지는 “일할 땐 위험하니 전화하지 마라”고 말하곤 했다. 계약서를 쓰고 나오는 효진씨의 휴대폰에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었다. “효진아, 어디야. 아빠가 돌아가셨어.” 휴대폰 밖으로 새어나온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텅 빈 예식장을 울렸다.
효진씨의 아버지 강대규씨(당시 64세)는 경북 문경의 한 공사장에서 패널(건축용 널빤지)을 지붕에 설치하다 추락해 숨졌다. 동료 2명이 지붕 위에서 크레인에 매달린 패널을 잡았는데 패널이 회전하며 대규씨를 쳤다. 약 66㎏에 달하는 패널이었다. 20㎝ 정도 폭의 철골 위에 서 있던 대규씨는 그대로 떨어졌다. 사고 당시 대규씨는 안전모를 쓰지 않았다. 추락을 막을 만한 어떤 장치도 설치되지 않았다. 응급실에 도착한 효진씨에게 사측 관계자 3명은 대뜸 “회사가 생긴지 얼마 안 돼 사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사과 한 마디 없이 사라진 이들을 포함해 사측에선 누구도 대규씨의 장례식장을 찾지 않았다.
대규씨는 “한없이 다정한 사람”이었다. 종일 일한 고단한 손으로 어린 딸이 잠들 때까지 속눈썹을 쓸어 올려주던 사람이었다. 지방 출장이 잦은 아빠가 보고 싶어 효진씨가 엉엉 울면, 대규씨는 딸이 좋아하는 딸기 한 박스를 사들고 새벽에 집을 찾아오곤 했다. 그리고 동이 틀 때까지 딸의 속눈썹을 쓸어주다 다시 일터로 향했다. 그런 아버지가 사라지자 효진씨의 삶도 사라졌다. 효진씨는 아버지를 보내고 2주 동안 밥을 먹지도 잠을 자지도 못했다. “살아도 살아지지 않고 걸어도 걸어지지 않았”다. 트라우마와 우울증 진단을 받은 효진씨는 생각했다. ‘아빠는 왜 죽어야 했을까. 아빠가 운이 없어서 죽은 걸까?’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아버지가 왜 생으로 넘어오지 못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효진씨는 홀로 앓았다.
아버지를 보내고 1년쯤이 지난 3월, 효진씨는 건설 노동자 사망 기사를 찾아보다가 김용균재단에서 발간한 ‘산재 사망사고 유가족을 위한 안내서’를 발견했다. 곧장 안내서를 찾은 효진씨의 눈에 문장들이 들어왔다. “사고의 구조적인 원인을 밝히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진상을 밝혀서 왜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밝히는 것이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일입니다.” 효진씨가 ‘불운’이라 생각했던 숱한 죽음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들과 아버지는 불운해서 죽은 사람이 아니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수많은 생을 떠받치고 있는 구조가 있었다. 그 구조를 바꾸고 싶었다. 효진씨는 김용균재단에 전화를 걸어 말했다. “안녕하세요. 산업재해 유가족입니다.”
효진씨는 김용균재단의 도움을 받아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수사기관은 “조사 중이다”, “개인정보 때문에 안 된다”며 중대재해조사보고서·재해조사의견서 등 아버지의 사고에 대한 수사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미 합의하신 거 아니냐”, “변호사가 시킨 거냐” 등의 말도 들었다. 마음이 무너질수록 효진씨는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다. 중대재해처벌법 판례를 찾아 읽으며 산업재해에 대해 공부했다. 그러자 응급구조사로 일할 땐 몰랐던 사실들이 보였다. 노동자가 안전모를 쓰지 않는 배경엔 이를 단속하거나 관리하지 않는 환경이 있었다. 사측은 산업재해 적용을 피하기 위해 작업자가 다쳐도 구급차를 부르지 않곤 했다. 효진씨에게 사고 현장 너머의 구조를 읽는 시각이 생겼다.
효진씨는 매일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며 또 다른 산업재해가 일어나지 않았는지 검색한다. “나처럼 기다리기만 하다 억울해지는 사람이 없도록” 유가족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쫄보, 겁쟁이”였던 효진씨가 사람들 앞에 마이크를 들고 말을 하고, 소설로 가득했던 책장은 산업재해 서적으로 채워졌다. “예전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최근에 깨달았다”는 효진씨는 남은 삶이 “아빠가 남겨준 숙제”같다고 얘기한다. “응급구조사로 일할 땐 아픈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좋았어요. 지금은 단순히 몸이 아픈 사람뿐 아니라 겪어본 사람만이 가진 깊은 아픔까지도 공감하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그렇게 살아갈 것 같아요.” 다정한 아버지가 남긴 숙제를 풀기 위해 효진씨는 오늘도 남은 삶을 살아간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오영준 헌법재판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앞서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총투표수 264표 중 찬성 206표, 반대 49표, 기권 9표로 가결했다.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은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을 얻어야 가결된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전날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여야는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오영준 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합의로 채택됐다. 헌재소장과 달리 헌법재판관은 별도 국회의 동의 절차 없이 임명이 가능하다.
여야는 이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를 각각 열고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합의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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