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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사무소 홍준표 “이 대통령, 트럼프 갑질에 선방”···한·미정상회담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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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작성일25-11-03 10:28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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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사무소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선방했다고 호평했다.
홍 전 시장은 30일 자신의 온라인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이재명 정권이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국민들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고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트럼프 관세갑질에 대해 그나마 선방한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홍 전 시장은 “특히 핵(추진) 잠수함 승인은 우리 안보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북한과 맞서려면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며 평소 독자 핵무장론을 주장해온 인물이다. 홍 전 시장은 지난 4월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앞서 한·미 정상은 지난 29일 회담에서 3개월간 교착 상태에 있던 한·미 관세협상을 극적 타결했다. 총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금 중 2000억달러를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달러로 제한하기로 했고, 투자 수익 배분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 양국이 5대5로 나눠 갖는다.
양 정상은 또한 조선협력협의체 출범과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도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쇼설에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며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훌륭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간경향] 직장인 A(여성·29)는 시내를 거닐 때마다 챙이 일자형인 모자, 스투시 티셔츠, 통이 넓은 바지, 나이키 에어맥스 운동화 등을 입은 40대가 자주 보인다고 했다. 이런 패션을 소위 ‘영포티룩’이라 부른다. “옆에 있는 친구한테 ‘야 저기 영포티 지나간다’ 그러면서 우리끼리 ‘낄낄’대는 거죠. 나이 많은 거 티가 나는데, 어울리지도 않는데 젊은 척하는 아저씨들이요. 되게 부담스럽게 느껴져요.” A에게 “젊어 보이는 게 뭐 어떤가?”라고 물었더니 그가 말했다. “기자님도 ‘긁?’(약점이나 콤플렉스를 건드려 삐졌냐는 뜻).”
10여 년 전 ‘트렌드에 민감하고 자기 관리에 적극적인 소비 주체인 40대’를 뜻하던 조어 ‘영포티’는 이제 조롱의 단어가 됐다. 2022년 중반 ‘디시인사이드’ 같은 남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쓰이던 이 조롱의 언어는 지난해 2030세대 전반에 퍼졌고, 올해 하반기부터는 신문과 방송에서까지 언급되는 대중적인 ‘멸칭어’가 됐다. 주간경향은 대학교 1학년인 2006년생(19세)부터 직장인인 1990년생(35세)까지 남녀 19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에게 영포티란 무엇인가. 이들은 왜 영포티를 말할까.
2030이 말하는 영포티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B(남성·28)는 “영포티룩에 ‘우영미’나 ‘준지’ 같은 브랜드가 있다. 20대들이 입는 옷과 비교해 금액대가 3~4배 차이 난다. 40대는 그런 브랜드를 걸치면서 자신이 젊고 트랜디하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것 같다. 근데 그게 어울리지 않고 괴상하게 느껴진다. 그 괴상함을 ‘영포티’라고 부른다”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20대는 돈은 없고 젊음만 있거든요. 40대는 젊음은 없는데 돈이 있잖아요. 근데 20대의 젊음을 돈으로 사려는 게 꼴불견이죠.”
C(남성·22)는 “‘스투시’나 ‘슈프림’ 같은 영포티 브랜드는 중학교, 고등학교 때 유행하다 이제는 한물간 느낌이다. 그래도 잘 매치해 입는 20대도 많다. 근데 영포티들은 스타일에 맞게 매치할 생각은 안 하고 너무 과하게 입고 다닌다”고 했다.
A는 “지금도 자기가 20대 여자한테 어필한다고 믿는 자의식 과잉의 중년 남성”이라고 했고, D(남성·25)도 “젊게 입고 홍대 클럽에서 여성을 꼬시려는 아저씨 이미지”라고 했다. ‘영포티’를 주제로 한 유튜브 영상 중에는 젊게 입고 헌팅을 시도하는 40대를 재현한 영상들이 있다. 보수 성향의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페미니즘에 관대한 척, 여성들에게 자상한 척하지만 실제로는 음흉한 중년을 ‘영포티’로도 소비한다. 이들 커뮤니티에서는 성비위, 성범죄 등으로 문제가 된 정치인 중에서 범여권 정치인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중년 남성을 조롱하는 의미로도 쓴다. 인터뷰에 응한 2030 중 보수 정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이는 D와 E(남성·23)였는데, D는 “정치 성향을 뜻하는 의미가 있는지 몰랐다”고 했고, E는 “그런 뜻이 있다는 건 알지만 나는 그렇게 쓰진 않는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F(여성·34) 같은 직장인들은 “아랫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으려는 젊은 ‘꼰대’의 이미지가 겹쳐 있다”고 답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살아남기_밈과 혐오의 세계 생존 전략> 책을 쓴 곽주열 작가(28)는 “커뮤니티에서는 소위 타격감이 좋은 상대를 찾는다. 긁히는 반응을 즐긴다는 뜻이다. 40대들은 디시인사이드 초창기부터 활동한 이가 많고, 그렇다 보니 2030이 이들을 공격하면 바로 반응한다. 반면 50대나 60대는 커뮤니티 활동을 하지 않다 보니 2030이 보기에는 타격감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40대 민주당 성향의 커뮤니티로 꼽히는 ‘클리앙’이나 ‘오늘의유머’ 등에서는 영포티에 ‘긁힌’ 이들의 글이 상당수다.
문제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2030 남성이 주로 쓰던 ‘영포티’라는 멸칭이 어떻게 현실세계에서까지 생명력을 갖게 됐냐는 점이다. 인터뷰에 응한 청년들은 자신이 겪은 직·간접적인 경험이 ‘영포티’ 이미지와 겹쳤다고 말한다.
G(여성·33)는 “우리 팀장님이 중년 남성인데 딱 ‘영포티’”라고 말했다. “팀장은 캐릭터가 크게 그려져 있거나, 로고가 큰 옷들을 주로 입으면서 젊게 보이려고 해요. 자신이 틱톡을 많이 본다는 것을 팀원들에게 자랑하는데 ‘나이 어린 당신들의 문화를 이해한다’는 식으로 얘기하거든요. 얼마 전에는 회사 야유회가 있었어요. 그런데 자기 또래의 여성보다는 젊은 여성들이 좋다면서 저희들과 어울리겠다고 하더라고요. 완전히 ‘개저씨’예요.”
식품 회사에 다니는 F는 이렇게 말했다. “회사 선임 중에는 ‘내가 몇 살로 보여?’ 이런 말 자주하는 분이 많아요. 요즘은 다들 외모가 좀 어려 보이긴 하잖아요. 그래서 뭐 그럴 수도 있다 생각하는데, 업무하는 방식을 보면 예전 방식을 고수하려고만 하죠. 우리는 조직의 중간에 있으니까 팀장에게 ‘요즘은 시대가 좀 바뀌었으니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제안을 하거든요. 그럼 팀장은 ‘라떼(나 때)는 그렇게 안 했어’라며 우리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아요. 젊은 감각인 척, 개방적인 사고를 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꽉 막혀 있죠.”
B는 “내 주변의 40대 중에는 ‘영포티’ 범주에 넣을 수 없는 이가 더 많지만, ‘영포티’ 하면 떠오르는 사람들이 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제가 아는 형이 서른여덟 살이에요. 거의 ‘포티’죠. 근데 이형이 여자를 소개시켜 달라는 거예요. 그래서 30대 중반의 여성을 찾아보겠다고 했는데 ‘너무 나이가 많지 않아?’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나는 차도 GV80이고, 직장도 좋고, 옷도 잘 입는데 좀더 어린 여성도 가능하지 않냐. (여자 나이) 서른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하는 거 있죠. 그 말 듣고 ‘넌 진짜 사람되긴 글렀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인터뷰에 응한 2030들은 최근의 ‘카카오톡 업데이트’가 ‘영포티 감성’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은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방식으로 개편했다가 ‘쉰내 나는 인스타’라는 조롱을 받는다. G는 “젊은 감성에 어필하려고 인스타그램을 모방한 거잖아요. 그걸 쓰는 이용자들은 카톡을 인스타처럼 쓰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도 이용자 경험은 싹 무시하고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한 거라고 홍보했죠. 이런 ‘어울리지 않음’과 ‘이중성’이 딱 ‘영포티 감성’이죠. 처음에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있어도 ‘국민 메신저’니까 결국에는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 아니었겠어요?” 이 같은 방식의 카톡 업데이트를 주도한 인물이 40대의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도 ‘카톡 업데이트=영포티 감성’이라는 인식에 일조했다.
‘영포티’ 같은 남을 조롱하는 단어가 등장한 것에 대해 “2030 남성을 중심으로 강한 패배주의적 문화가 자리 잡았기 때문”(곽주열 작가)이라는 분석도 있다.
“2030세대가 10대, 20대일 때 유행했던 담론이 ‘수저계급론’이었어요. 이들은 세대 내, 세대 간 계급 차이가 확실히 존재한다고 느껴요. 흙수저 부모에게서 태어난 이들은 흙수저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생각하죠. 2030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그런 패배주의가 가득해요. 예컨대 ‘찐’이나 ‘찐따’라는 자조적인 표현을 많이 쓰죠. ‘나는 내가 찐따라는 걸 아는데, 너는 자신이 찐따라는 걸 모르는 찐따야’라는 식으로 상대를 비하하거든요. 결국 약자가 약자와 싸우는 형국이에요. 서로의 약자성을 파고들어 공격하는 거죠.”
그에 따르면, 남초 커뮤니티의 2030 남성들이 40대를 공격하는 말을 만들어낸 건 40대가 ‘돈’과 ‘문화자본’ 등을 점유한 기득권층이라서 그러는 게 아니다. 그들에게 40대 남성은 기득권층이 아닌 약자이고, ‘자신이 찐따라는 걸 모르는 찐따’라는 걸 놀리기 위함이다. “생각해보세요. 지금 40대 중에 부동산 있는 40대가 얼마나 되겠어요?”
인터뷰를 한 2030 중에는 현실에서는 자신의 약자성을 철저히 감춘다고 답한 이들도 있었다. 전남의 한 농촌 출신인 H(남성·19)는 올해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최근 대학 동기로부터 ‘소비쿠폰 2차 받았냐’는 질문을 받았다. “나는 소비쿠폰을 받았다고 했는데 같이 다니는 친구들은 모두 대상이 아니라는 거예요. 소비쿠폰 2차는 부자들 빼고 대부분 받는 거 아니에요? 물론 서울 애들이라 대상자가 아닌 이가 많겠지만 거짓말하는 애도 있겠죠. 저도 이젠 약점이 될 수 있는 건 알리지 않으려 해요.” 그는 최근 친척 형에게 90만원을 빌려 루이뷔통 지갑을 샀다. 그가 가진 ‘아이폰’과 ‘루이뷔통 지갑’은 자신의 계급을 가리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H에게는 ‘전남 농촌 출신’이라는 게 약점이다. 출신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친구들은 H가 ‘농어촌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했다는 사실을 간파한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전남 출신이라는 것도 놀림 대상이다. “친구들은 ‘너도 혹시 날 드럼통에 넣을 거야?’라고 묻기도 해요. 우리 사이에선 ‘드럼통’이 이재명 대통령을 연상하는 안 좋은 말로 쓰이니까 전라도 출신이란 이유로 그렇게 놀리는 거죠.”
H 외에도 ‘자신의 계급’을 언급한 이들이 있었다. 최근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B는 이렇게 말했다. “제 주변의 친구들 10명 중 3명만 결혼했어요. 2명은 부모님이 집을 해줬고, 1명은 애가 생겨 결혼했죠. 나머지는 결혼 생각도 못 해요. 여자친구와 헤어진 걸 모르는 엄마가 ‘너는 결혼 언제 하니?’라고 묻더라고요. ‘나도 엄마가 집 해주고 뭐 해주고 했으면 진작 결혼했지’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어요.”
흔히 ‘최상위권’으로 분류되는 대학에 다니는 I(남성·28)는 “우리 학교에선 소위 9분위, 10분위 학생들이 절대다수”라며 “세대 내부의 불평등이 더 심화됐다. 우리 세대에서 이는 극복할 수 없는 차이”라고 말했다. 인턴사원으로 일하는 J(여성·29)는 “경제적으로 불안한 게 가장 큰 고민거리”라며 “최저임금보다 많이 주는 일자리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주간경향은 40대를 만나기도 했는데, 금융 상담 업무를 하는 한 남성(43)은 “영포티 당사자인 40대보다 그 말을 만든 ‘2030세대’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상담 업무를 해보면 2030의 격차가 너무 심해요. 알바를 전전하며 빚까지 있는 2030도 있고, 6억~8억원 정도 되는 자산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투자할지를 물어보는 이들도 있어요. 그런 자산을 어떻게 모았겠어요? 다 부모가 만들어준 자산이지. 심지어 30대 중반의 상담사들이 ‘현타’가 온다고 말할 정도예요. 대형병원 영상의학과에 근무하는 제 아내는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자신이 입사할 때는 동기가 20명이나 됐는데, 지금은 대규모 공채도 사라지고 주로 계약직으로 뽑는다’고요. 우리 세대가 한때 ‘88만원 세대’로 불렸잖아요. 지금 젊은 친구들은 더 끔찍해요. 아예 희망이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영포티’에 대응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40대가 “젊게 입는 게 뭐가 문제냐”고 하면, 2030은 “그러니까 영포티”라고 답한다. “‘영포티’는 세대 갈등을 일으키는 말”이라고 지적하면, “너희야말로 ‘MZ는 이렇다’는 세대론을 퍼뜨리는 당사자”라는 답이 돌아온다. 조롱과 혐오의 밈을 일종의 ‘놀이문화’로 받아들이는 2030은 그냥 한 글자로 답한다. “긁?”
곽주열 작가는 “20대에게 어떤 얘기를 하든, 상대가 그런 식으로 우월감을 느끼고 싶어한다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피해의식이 있고 방어기제가 생겨서 진심 어린 반응에도 ‘혹시 날 공격하려는 건 아닌가’ 하며 오히려 자기가 먼저 공격성을 보인다.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라는 그라운드에서 젊은 세대는 그런 감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주간경향은 인터뷰에 응한 2030에게 ‘40대에게 어떤 모습을 원하냐’라고 물었다. A는 “40대는 팀장들이거든요. 하는 말이나 행동에서 ‘찐어른이네’ 하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F는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아랫사람의 의견을 경청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귀감이 되고 존경할 만한 부분이 있어야 한다”, “외적인 것 말고 행실에서 성숙함과 품격이 드러나고 그게 자신의 색깔이 되는 사람” 등의 답변이 나왔다. 키워드만 뽑아보면 ‘어른’, ‘책임’, ‘존경’, ‘귀감’, ‘성숙’, ‘품격’, ‘경청’, ‘협력’ 등이다. 이들의 답변은 40대만이 아닌, 그 윗세대까지 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우창 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 교수는 “40대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40대도 자신들이 보기에는 아직 어른이 아니니까. 지금 가장 많은 의사결정권과 자원 배분권을 갖고 있는 세대가 40대가 아니니까. 하지만 (영포티라는 단어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영포티 밈은 ‘한국사회에서 어떤 종류의 어른들이 필요한가’, ‘어른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 ‘존경할 만하거나 상호존중이 가능한 어른의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라고 말했다.
결국 ‘영포티’는 40대만이 아닌, ‘40대를 포함한 기성세대’를 향한다. 불평등, 불합리, 계급 격차, 조직 문제 등을 해결하지 않고 자신의 안녕을 좇는, 오히려 그것을 자랑스럽게 드러내는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이 ‘영포티’라는 멸칭에 숨을 불어 넣었다는 얘기다.
법원이 20대 대선을 뒤흔든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에 연루된 민간업자에게 지난달 31일 중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불공정한 사업구조를 묵인해줬다는 의심을 받아온 이재명 대통령의 관련성은 명확히 판단하지 않았다. 다만 법원은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해 “추가 이익을 확보할 기회를 단념해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부패범죄”라고 정의했다. 이 대통령으로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5명에게 징역 4~8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장기간에 걸쳐 금품 제공 등을 매개로 형성한 유착관계에 따라 벌인 부패범죄”라며 “공정성, 청렴성과 그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현저히 훼손한 행위로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법원은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이 건넨 선거 자금을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성남시 수뇌부’에 전달하면서 유착관계가 만들어졌다고 봤다. 이를 토대로 성남시가 김씨 등을 사업자로 내정하는 특혜를 주면서 공사가 확보했어야 할 4054억원 상당의 이익이 민간에 돌아갔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이 민간업자들과 공모해 범행 전반을 주도했다면서도 “주요 사항 모두를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는 않았다”고 봤다. 주요 결정을 내린 건 ‘수뇌부’였고, 유 전 본부장은 민간업자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중간관리자’ 역할을 맡았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해 “유동규의 개인 일탈”이라며 선을 그은 것과 배치된다. 이 대통령은 대장동 개발이 “민간 개발 특혜를 막고 5503억원의 이익을 환수한 모범적인 공익사업”이라며 민간업자와의 유착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판결에 나온 ‘수뇌부’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재판부는 “당시 성남시장은 유동규, 정진상 등과 민간업자의 유착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토지) 수용방식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통령이 유 전 본부장 일당의 범행을 몰랐을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 대통령도 대장동 개발 관련 의혹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야 하는 만큼 이번 판결에선 언급을 최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민간업자들과 따로 기소됐는데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특권’을 명시한 헌법 84조에 따라 재판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정치권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국민의힘은 “단순한 민간 비리가 아니라 ‘이재명 시장 체제’가 만든 구조적 권력형 비리임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 재판을 즉시 재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권은 “이 대통령이 대장동 일당과 무관하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이라며 “검찰이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고 맞섰다.
최근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배임죄 폐지’ 입법은 향후 변수가 될 수 있다. 조형우 부장판사는 이번 판결을 내리며 정치권의 배임죄 폐지 논의와 관련해 “배임죄가 현존하는 한 법원은 실정법에 따라 형을 선고하고 구속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배임죄가 폐지되면 배임죄로 기소된 이 대통령 사건은 유무죄 판단 없이 ‘면소’ 판결로 끝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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